뮤지컬 웃는 남자 리뷰 (스포없음)
- 한국 창작 뮤지컬의 수준. 어디까지 왔을까?
주말에 뮤지컬 웃는 남자를 보았습니다. 제목이 낯선 뮤지컬이었는데요 친구의 추천으로 보는 뮤지컬이어서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았습니다. 네이버에 '웃는 남자'를 검색하자 공식 웹사이트가 나왔습니다. 거기에서 간단한 내용과 느낌만 확인하고 예술의 전당으로 향했습니다. 같이 보는 남편 역시 사전 정보가 많지 않아 저에게 물었습니다. " 웃는 남자면 ... 전에 장동건 나온 그 드라마랑 같은건가?? " 저도 잘 몰라 검색해보니 장동건이 나온 드라마는 '우는 남자'더라구요.ㅎㅎ 뮤지컬 내용에 대한 기대보다는 오랜만에 남편과 밖에서 데이트한다는 즐거움과 , 공연장에서의 막이 오르기 기다리는 기대와 설렘이 마냥 좋았습니다.
그런데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면서, 저는 여러번 소름끼치는 감각과 전율을 경험했습니다. 내용을 모르고 보았기에 더 와닿았던 시대적인 아픔과 그 배경이 가슴을 찌르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빅토르 위고의 원작 '웃는 남자'의 시대적인 배경들이 현실에 존재했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뮤지컬 내용을 소개해서 스포하지 않기 위해 내용을 피하고 있어서 아쉬운데 다음에는 스포있음으로 후기를 하나 더 올려서 뮤지컬 설명을 자세히 올려보려합니다. (내용 없이 리뷰를 하려니 답답하기도하고 쉽지않네요 ㅎㅎ)
뮤지컬 내용을 떠나 웃는 남자는 스케일 면에서 정말 걸작입니다. 미국 인턴 시절, 뮤지컬을 보는 두어시간의 환상적인 느낌이 좋아 뮤지컬을 정말 많이 봤습니다. 뉴욕에 있을때 매주 타임스퀘어에 가서 뮤지컬을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그때 '맘마미아'나 '시카고'같은 유명한 작업물들이 소극장에서 공연되며 무대 구성면에서도 기대 이하로 단순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살짝 충격이었습니다. 그 다양한 뮤지컬들이 진행되고 있는 타임스퀘어에서도 지금 웃는 남자급의 구성은 약 1-2개정도? 였을겁니다. 생각보다 지금 이순간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대규모의 뮤지컬 수는 많지 않습니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창작 국내작이지만 아마 지금 이순간 공연하고 있는 블록버스터급의 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봅니다.
뮤지컬 내용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의미있고 다 좋았는데 스토리 구성은 살짝 아쉬운 느낌이었습니다. 중간에도 갈등이 좀 더 강하게 드러나거나 하는 극적인 요소가 더 가미되면 좋을텐데- 싶기도했습니다. 주인공 그윈플랜의 감정이 더 격하게 흔들리다든지, 갈등으로 고민한다든지하는 마음의 변화도 더 있어야한다 싶었습니다. 마지막 결론도 갑자기 마무리되는 느낌이 있었구요.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다시 웃는 남자를 떠올린다면 그런 스토리적인 요소보다는 시각적인 충격과 여운이 먼저 떠오릅니다. 특히나 맨 처음 바다 장면은 이제껏 본 뮤지컬중 역대급의 구성이었습니다. 또 바이올린의 연주가 독특하게 마음을 움직입니다. 앤딩에서도 바이올리니스트가 나와 공연중에 나왔던곡을 연주하며 막이 내리는데 그 선율이 너무나 아름다우면서도 무섭고, 무서우면서도 비극적인 느낌이었어요. 집으로 가는 길 계속 마음에서 멤돌더라구요.
( ↑위에 설명한 것이 바로 이 장면인데 인터넷에서는 이정도 이미지를 찾을 수 있네요. 역대급의 무대 구성입니다.
조명과 영상과 레이어링의 마법이 모두 녹아 정말 환상적인 두려움을 주는 바다 장면이었습니다.)
이렇게 멋진 공연인데 왜 남편도 저도 그간 몰랐을까요? 뮤지컬 매니아는 아니지만 유명 뮤지컬이라면 어느정도는 익숙할텐데요. 웃는 남자는 남편도 저도 공연을 보며 처음 알게되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한국 EMK 뮤지컬 컴퍼니의 국내 창작 뮤지컬이기 때문입니다. 총 제작비 175억원, 5년간의 준비라는 거창한 현실 대비 포스터와 홍보가 약한것은 아닌가- 싶긴합니다. 과대 광고가 많은 이 시대에 오히려 광고하지 않는 겸손함으로 접근하는 느낌이 들만큼 홍보대비 공연이 훨-씬 멋지고 좋습니다.
(↑ '창작 뮤지컬' 웃는 남자에 대한 EMK 뮤지컬 컴퍼니의 글)
아직 구글에 웃는 남자 (The man who laugh)를 검색하면 외국 영화는 있어도 뮤지컬은 없습니다. EMK의 첫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는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웃는 남자는 외국에서도 상당히 인기를 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높은 수준으로 해외로 수출되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웃는 남자 뮤지컬을 기대해봅니다.
그럼 다음에는 스포있는 (?) 웃는 남자 줄거리와 내용 관련해서 포스팅을 이어가겠습니다.
* 뮤지컬 정말 멋지게 잘봤습니다. EMK를 비롯한 관계자분들~! (이글을 보시지 않을 확률이 99.9프로시겠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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