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하루 기록

이사가기 2일전

이코노마미z 2022. 6. 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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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면 정말 이사를 간다.
간다 간다했지만 막상 떠난다 생각하니 믿기지 않는다.
우리가 손수 셀프 인테리어했던 이 집이랑 애도의 기간(?)도 길지 못했는데 회사, 저녁에 서희 씻기고 재우기, 이사 준비를 반복하다보니 어느새 지금에 와있다.
다른 현실적인 준비들 외로 내가 남기고 싶은 것들에 대해 출근길에 정리해본다.


1. 집 사진 찍기

- 최근 생각하는게 하나 있다. 공간이 추억을 기억하게 해주는게 아닐까 하는거다. 내가 지금 과거의 기억들이 희미한건 어린시절 살던 곳에서 너무 멀리 와 있어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만약 과거 살던 곳에 계속 산다면 내 기억은 그 공간에 담겨 지나다닐때마다 소환되고, 많은 추억들이 더 잘 기억나지 않을까? 마치 사진을 보면 옛 기억이 떠오르듯이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이 집은 내 기억에 꼭 붙잡아두고 싶다. 물론 재개발될 곳이고 우리가 임시로 사는 곳이라는 생각에 인테리어도 제대로 못하고 살고 있어 내부가 예쁘지는 않다. 하지만 이곳 곳곳에는 서희와의 추억이 진하게 베어있다. 아기를 준비할 때의 기억부터 서희가 뒤집고 배밀이하고 기고 서고 말하는 것까지 다 이 집에서 이루어졌다.

이 공간이 너무 소중하다. 할 수있다면 어딘가에 따로 떼어 보관하고 싶다. 하지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고 사진이라도 담아둬야겠다. 그간은 뒷배경이 예쁘지 않다며 툴툴댔었는데 그런 현실적인 배경들도 다 담아둬야겠다.

꼭 담아둘 것들
1) 안방
2) 거실
3) 작은방 1,2
4) 부엌
5) 서희가 놀던 부엌앞 공간
6) 화장실

서희를 앞에 두고 찍어 볼까.
먼 훗날 이 시간들을 꺼내보고 싶을때 이 공간 사진들을 보면 더 기억이 날까.

이 몽글 몽글하고 가끔은 행복해서 뻥- 터져버릴 것같은 느낌( 무섭게 터지는게 아니라 자유로워지는 느낌?) 이 그때도 기억날 수 있을까.

기억하고 싶다.
잡아두고 싶다.





2. 동네 사진 찍기


위 1번의 연장선이다. 지금 동네에서의 기억들을 기록해두고 싶다. 더불어 이제 재개발이 진행되면 사라질 것이라는게 더 사진 찍어두고 싶은 마음을 부추긴다. 다시 꺼내보고 싶은 풍경이 있어도 찾아볼 수 없다는건 너무 서운하잖아~


이것 역시 서희랑 같이 다니며 기록해둘까.
서희가 일단 집에서 나오면 달려가고 보던 도로들, 옆 전원주택에 사시는 할머니 집앞의 예쁜 꽃들, 서희가 너무 좋아했던 주택가 감나무, 바위틈에서 자라던 작은 꽃들, 화단, 서희를 데리고 종종 문화 생활 대신(?) 방문하던 동네 문방구, 동네 마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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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어제 회사 가는 길에 썼는데 아니 벌써 오늘이 이사 가기 하루 전이네...

인터넷 설치며 에어컨 설치며 짐 정리며 어린이집 선생님, 돌봄선생님 선물 등등 챙기다보니 정신없이 이사 전날이다.

오늘 하루 안에 집 사진이라도 찍고 동네는 다음에 한번 놀러오는걸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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