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회사 컴퓨터 앞이다.
일은 손에 잡히지 않고 그렇다고 아이를 위한 무언가를 할 수도 없다.
어제 열성경련이 나서 경기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두고 나온 오늘... 나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 있을까.
아픈 아이를 두고 회사에 와 있는 기분이 참 .....
구리다.
새벽 4시부터 깨서 아이 간호하고 긴장하고 신경쓰느라 지금 정신이 멍하다.
멍해도 좋다.
너만 아프지 않고 괜찮을 수 있다면 내가 온몸이 으스러지게 아파도 좋다.
무어라도 하지 않으면 울컥울컥할 것같아 글을 남겨보는데 글을 쓰며 또 울컥하다.
미안하고 미안하고 미안하다.....
의사 선생님들, 많은 열성경련 관련 자료들에서는 2명이 보고있다면 동영상을 찍으라한다.
경기하는 시간을 체크하라고도 한다.
지금 10개월정도부터해서 지금껏 총 5번째의 열성경련인거라 이제 좀 당황하지 않고 할만도 한대...
막상 그때가되면 손이 덜덜 떨리고 그럴 시간에 조금이라도 열을 떨어뜨려 보려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리고 무의식으로는 영상으로 아이의 경련하는 모습을 담거나 다시볼 용기가 없기도 한 것같다....
글로라도- 지난 화요일부터 오늘까지 있었던 열경기 기록을 간단히 남겨 놓는다.
1차 (5/17)
지난 화요일 점심 1시경
어린이집에서 갑자기 아이가 경기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잠을 자려는데 이불을 가지고 장난치나~했더니 갑자기 뒤로 쿵 넘어졌다했다.정말 머리가 멈추는 것같았다. 열로 인한 열성 경련이면 차라리 나은데 그냥 있다가 경기하는건 심각한거라 들었는데... 점심밥을 먹으려 자리 앉았다가 받은 연락에 바로 밥을 버리고 택시타고 아이가 있는 응급실로 향했다.
내가 아이를 본건 아이가 경련하고 약 1시간 뒤 아주대병원 응급실 입구에서였다.
의식은 돌아와서 이런저런 말도 하고있었고,
119측에서는 진료볼때까지 아이를 재우면 안된다해서 아이가 열경기 이후로 자지 못하고 괴로워하며 울고 있었다.
좀 잠들려하면 선생님들이 의식 돌아오게 계속해서 깨우고 있었고....
안아주고 열이 더 오르지 않게 가슴은 좀 띄면서 머리에는 물을 발라 차갑게 해주었다.
119가 정말 왜그러는지... 진료때까지 아이 해열제를 먹이지 말라했단다.
그래서 열성 경련하고 1시간동안 해열제도 안먹인 상태였다.
아이는 열이 39.6도인 상태였다.
글쓰다보니 진짜 다시 또 황당하네.............................................................
머리에 물을 끼얹어져서 일단 온도를 내려주었고, 의식이 있는 상태여서 얼른 챔프 해열제 하나 먹였다.
그리고 너무 피곤해하며 괴로워하는 아이를 좀 토닥여서 자게 해줬다.
자고 일어나니 참 또 귀여운게... 뭔가 종알종알 말하고 애교부리고....
정말 지옥과 천국을 왔다갔다.....
정말 다행히도 열이 처음 오르기 시작한 때였고, 30초정도 일반 열경기인 것으로 결론이 났다.
맨 처음 아이가 처음으로 열성경련을 했을때, 3일간 입원하며 혈액검사와 뇌파검사를 했었다.
다행히도 아무것도 없었고, 이번에 검사를 또한다해서 1년 사이에 크게 바뀌는 것은 보통은 없다셔서... 일단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이는 온도가 뚝 떨어져서 미열정도였고 밤에는 남편과 보초서가며 계속 지키고 중간에 깨워 약도 한번 먹이고 했더니 다행히 별 무리 없이 지나갔다.
2차 (05/18)
수요일 점심 12시경
전날 생각보다 열이 안올랐다 느꼈고 첫날에 열경기도 했다는 생각에 좀 방심했다....
지금 돌아보니 그러면 안됐는데.. 37.3도정도 왔다갔다 했던 것같다.
오전중에 컨디션 좋게 놀길래 약을 아예 안먹였었다.
그러다 소아과를 찾았는데 가는 초반부터 좀 피곤해했었다.
약간 눈이 곰실한 느낌... 이런 느낌이 들면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 것같다.
소아과가는 차 안에서 조금 따듯해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소아과에서 열을 재보니 38.5도였다.
걱정하면서도 깨어있는 상태니 급하게 대처할 생각을 안했다.
약국가서 약사서 바로 먹여야지- 라고 생각했던 것같다.
지금 돌아보니 미쳤다....
빨리 머리에 물도 좀 끼얹어주고 약도 긴급으로 튀어가서 사와 먹이고 했어야했는데...
일단 37도대는 서희에게 약을 먹여야하는 온도 -> 38도면 긴급인 것같다.
1층 약국에 가서 약을 사는데 서희가 뽀로로 밴드 쪽을 구경하고 있었다.
나는 옆에 있는 마스크를 잠시 구경했다.
그런데 갑자기 뭔가 이상하고 쿵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
옆을 보니 서희가 뒤로 자빠져 넘어져있었고 여기서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는데 내가 넘어져서 너무 놀라하며 아이를 안았는데 이때 이미 경련중이었던 것같다.
남편이 서희 이상하다고 다급하게 말해서 옆에 의자에 눕히고 열성경련 응급처치로 옆으로 누여서 머리에 미지근한 물 빨리 뿌려서 온도 낮춰주고 혹시 혀 깨물까봐 손가락을 물렸다.
손가락 물리면 안되는데.. 일단 급한 마음에 물렸다....
열성 경련하는 아이를 위한 응급키트같은거.. 한번 준비해 봐야겠다.
전에 어머님은 젓가락에 거즈 돌돌 말아서 가지고 다니셨다는데...
열성경련할때 반응으로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있고 (위로 향하고) 전신이 굳고 손이 떨렸던 것같다.
물바르고 온도가 좀 내려가서인지 30초정도 있다가 힘이 주욱 풀리면서 다시 돌아왔다.
울기 시작하면 돌아온거라는데 일단 울었고 우리가 하는 말에 간단히 대답을 하기에 한숨 놓았지만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119를 불렀는데 119가 5분도 안되어 온 것같다.
하지만 딱히 해줄 수 있는게 없으시다했고, 차가 있다면 아이 안고 아이 열 안오르게 에어컨 틀고 물티슈로 닦아가며 응급실 가보는 방법밖에 없다셨다.
해열제 얼른 먹이고 시원하게 물티슈로 닦아가며 다시 아주대 응급실로 향했다.
가는길에 약 30분정도 잠들었고 그동안 계속 물티슈로 닦으며 열을 내려주려 애썼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잠을 깼는데 다행히 평소처럼 너무 귀엽게 종알대고 호기심 가득하고....너무너무 다행이었다.
24시간 내 한번 더 열성 경련을 하면 좋지 않은것으로 본다는게 기억나서 엄청 쫄아있었는데...
역시나 열성경기라며 피검사와 뇌검사는 굳이....라며 비추천을 하셔서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피검사, 뇌파검사하는 이유가 간질인가를 보는거라시는데 열성경련에서 간질로 확인되는 경우는 1프로 미만이고 딱히 지금 검사한다해서 뭐를 해줄 수 있는건 아니라는 말씀이셨다.
또 서희같은 경우는 10개월즈음 첫 열경기했을때 뇌파 검사를 받았고 정상이었는데 1년 사이 무언가 생길 확률이 희박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무언가 찜찜한 느낌....
24시간내 2번 경기를 하는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 미안하고, 그걸 캐치하지 못한 둔한 엄마임을 계속 자책했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의사선생님들이 다들 열성경련이라며 괜찮다하시니....
조금 마음이 놓였던 것도 같다.
3차 (05/24 새벽 4시경)
그리고 문제의 3차....
이건 정말 100프로 엄마의 과실이다........................
내가 평소 무던한 성격임이 너무너무 미웠던 오늘이다...
너무 미안하다..
처음 열경기하고 일주일되는 화요일 새벽4시경
첫 경기에서 일주일 지난 시간에 서희는 3차 열성경련을 다시했다.
위에 열나요 어플 열 그래프를 보면 중간에 토요일에는 36도대도 나오고
중간에는 오히려 밤에 37.3도에 챔프를 먹이고 재웠더니 35.8도정도로 내려가서 저체온이 올까도 막 걱정했었다.
근데 아마 토요일에 나랑 남편이 동네 공원 데려가서 놀게하면서 또 감기가 걸린게 아닌가싶다.
아픈 아이인데 왠지 답답할 것도 같고, 온도도 좀 내려갔고.....
나가는거 좋아하는 우리 아기- 이렇게 생각하면선 한시간정도 밖에서 뛰어다니게 두었고, 체력을 쓰고 약간 바람도 선선했다.
아마 이때 또 감기가 들어온거같다............
열경기면 힘든거라 일주일은 조심해줬어야하는데 내가 왜 그랬을까.....
일요일은 그냥 36대도나오고 37.3까지나왔어서 해열제 하루에 3번정도 먹였었고
월요일에 오전 37.6도 다시 열이 시작됐다.
병원가니 목이 부었다셨다.
저녁에 37.8까지 나와서 약먹이고 재웠는데
만약 이날도 열이 시작된다고 긴장했으면 아마 괜찮지 않았을까...
열경기를 앞서 두번이나 했고 37도대라 괜찮을거라 생각했던 내 불찰이었다.
이날은 심지어 옆에서 자며 체온체크를 한번도 안했다...
글쓰다보니 미친 엄마같다.
37.6도면 열이 있는건데 왜 밤에 그렇게 애를 둔거지.
약 먹이면 된다는 착각/
앞에 열경기 2번을 몇일 전에 했으니 왠지 안할거 같다는 근거없는 생각/
37.6도에서 잤으니 큰 무리 없을거라는 그런 혼자만의 생각....
쓰다보니 최악이구나.
앞으로는 열이 있다하면 무조건 긴장 긴장 또 긴장에 예민해져야겠다.
3차 경기는 새벽 4시경 30초정도였다.
새벽 한 3시정도!? 에 목이 마르다고 물달라해서 물을 줬었고 벌컥벌컥 마셨었는데, 이때만이라도 온도 재볼껄...
4시경에 약간 숨소리가 이상했던거 같아 깼는데 경기 중이었던건지 이때부터 시작인건지....이건 모르겠다....아마 이때부터 시작이었을 것같다...오빠 말로는 지난번과 눈방향이 반대라며 병원서 눈방향도 보라했다던데.... 지난번 경련때는 왼쪽 위를 봤던 것같고 이번에는 오른 위를 봤다. 이거는 뭔지 검색해도 시원하게 안나온다..... 나중에 큰 병원가서 물어봐야지..
빨리 물로 머리 시원하게 적셔주고 물수건해주고 옆으로 누여서 몸 닦이며 괜찮아 해주고...
해열제 약 빨리 먹이고 물수건 대응 계속하고 38.6도에서 온도는 조금씩 내려가기 시작했다.
30초 후에도 울고 기운없다가 잠이 들었고 중간중간 물수건이 차가운지 깨서 좀 울었다가 애착이불을 안고 자장가 들으며 좀 깊게 다시 잤다.
자는 중간 약간 손이 움찔 (잘때 가끔 이건 모로반사같이 평소에도 하는거..)할때마다 가슴이 철렁하고 좀 뒤척이거나 해도 걱정, 너무 가만히 자도 걱정..
걱정 걱정으로 옆을 지켰다.
다행히 열은 1시간동안 1도정도 내려가서 37도 후반대로 내려갔다가 새벽 6시정도에는 37.4도정도로 내려갔고...
아침에는 또 37도 후반으로 오르기 시작해서 다시 해열제를 먹였다.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평소처럼 노래부르고 놀고 하는 모습에 안심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가 있을까봐 계속 불안하다.
열경기에 대한 유튜브 클립들, 의사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들을 다 들어도
그래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줘야할지는.... 없는 것같다.
열경기 응급대처법같은 것은 대략 알았는데 지금 하는 그대로 + 해열제는 좌약으로 준비해둬야겠구나~정도 알겠다.
열경기를 안할 수 있도록 무언가 도움을 주고싶은데 답답하다.
열경기 유명한 병원들을 좀 더 알아보고 예약 잡아서 다녀와야지..
지금 생각하는 것처럼 별 일이 아니기를
그리고 조금씩 커가며 정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열경기따위 하지 않기를...
사랑해 우리 아가.
먼 훗날 네가 이랬다며... 추억처럼 들려줄 수 있게 되길.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으로 그러지 않았다고도 말할 수 있게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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